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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들과 함께 한라산 등반을 하던 중..

어디선가 앓는 소리가 들린다.

조그마한 어린아이가 눈 덮힌 등산로를 자꾸 아래로 미끌어 지며, 내려오며 내는 소리였다.

손에는 장갑도 안끼고 있었고, 아이젠 조차 없었다.

이건 뭥미?

이대로는 힘들겠다 싶어 부축해 함께 올라가기 시작했다.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니, 태권도 체육관에서 왔단다.

주말을 이용해 체력단련차 방문 했다는 것이다.

나이는 이제 10살. 기특하기도 했지만,

자꾸 아래로 내려가는 아이에겐 끝없는 곡소리(?)만 들렸다.

 

대략 20여명정도의 어린이가 오르고 있었다.

그 중 곡소리를 가장 심하게 내는 어린이를 끌고 올라가야겠단

생각이 절로 들만큼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아이젠도 없이 왔냐고 물어보니 가방에 있단다.

헐..

황급히 가방을 열어보니 장갑과 아이젠이 과자,음료수와 함께 뒹굴고 있었다.

얼른 꺼내 장갑을 착용시켜주고,아이젠들 달아주려고 해 보니..






이런,

고작 10살의 어린아이가 차기엔 너무나도 큰 아이젠 이었다.

자꾸 벗겨지니 가방에 넣어버렸다보다.

 

끈을 최대한 조이고 한바퀴도 감아 착용해 주어보았지만,

얼마못가 계속 풀어지기만 하는것이었다.

 

결국 어쩔수 없이 뒤에서 밀어주며 아이젠이 풀릴때 마다 채워주길

반복할수 밖에 없었다.

 

적어도 30번 이상은 양쪽 번갈아 가며, 채워준거 같다.

-_-

 

아이도 자꾸 벗겨져 짜증이 났는지

곡소리(?)는 더욱 빈번하게 흘러 나오고 있었다.



 




그래도, 자그만한게 얼마나 억척스럽던지..

결국 오르막 지대를 다 오르고 나서야

방긋~ 웃는다.


 



이젠 제법 여유가 생겼는지 눈이 신기한지 깊은 눈밭에도

들어가보려 하고, 표정이 많이 밝아졌다.

 

나도 덕분에 무료함없이 잘 올랏던거 같다.

이 어린이는 내가 졸업한 초등학교에 다닌단다..

내가 선배라고 어린애 앞에서 한번 우쭐 거려줬다. ㅎ

 

부축하면서 올라오다 보니, 가방에 넣어두었던

사진기도 이때 쯤 꺼낸거 같다.

 



 


어린아이를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까지 함께 오고 나니

같이 온 일행이 박수를 쳐준다. -_-+

결국 난 뻣었다.

 

잠깐 애 보기도 힘든데, 결혼해서 애 낳고 살려면 벌써 막막하다 ㅎㅎ

 

어쨋든 함께 윗세오름 대피소까지 올랐고,

체육관 관장님 혼자 애들 챙기기 버거웠을텐데

수고를 덜어주셨다며,

따뜻한 커피 한잔 내 주신다.

 

커피맛이 달콤 했던 만큼

이 어린이에게도 힘들었지만, 달콤한 추억이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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